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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출처=셔터스톡 지난달 초 발생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장기 약세장을 뜻하는 ‘크립토 겨울(Crypto Winter)’이
출처=셔터스톡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약세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같은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가 주요 원인이며 오히려 건강한 조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에도 기술력 있는 블록체인 기업을 찾는 벤처캐피털(VC)의 투자 수요는 늘고 있고 거래 시장에서도 안전자산인 비트코인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지난달 초 발생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장기 약세장을 뜻하는 ‘크립토 겨울(Crypto Winter)’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가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려 시장 회복의 필수 요소인 신규 투자 자금 유입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루나 사태 이후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암호화폐 업계 유명 인사들은 ‘크립토 겨울’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크립토 겨울은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가 장기간 지속하는 현상으로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 찾아왔다. 업계 큰손이자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를 운영하는 윙클보스 형제는 2일(현지 시간) 직접 이 단어를 꺼내들었다. 이들은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크립토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며 제미니 직원 수를 10% 감축할 계획임을 밝혔다. 2014년 제미니 거래소가 설립된 이래 첫 정리해고 조치다.
크립토 겨울의 전조는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량의 급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올 1분기 거래량은 3090억 달러로 직전 분기 5470억 달러에 비해 43.5%나 급락했다. 코인베이스 월간 사용자 수 역시 직전 분기 1140만 명에서 920만 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암호화폐 약세장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난 결과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테라·루나 사태가 벌어진 5월 한 달간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 금액은 135조 원으로 전달 대비 21% 줄었다.
테라·루나 사태가 오히려 암호화폐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 약세장은 시장 성숙을 위한 건강한 조정이라는 얘기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의 VC 투자가 테라·루나 사태에도 더욱 증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VC 정보 사이트 도브메트릭스에 따르면 올 들어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VC 투자액은 3일 기준으로 264억 8759만 달러다. 반 년 만에 지난해 총 투자액인 약 305억 달러의 87%에 육박한 것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34% 증가했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에는 투기성 짙은 프로젝트를 경계하고 블록체인 기술에 더욱 집중하는 건강한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올해 투자액의 21%가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기업들에 투자됐다. 한 국내 블록체인 기술 기업 관계자는 “테라 사태로 사업에 부정적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많이 들어왔지만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며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주목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 다른 대체불가토큰(NFT) 기술 업체 관계자도 “대기업으로부터의 협업 문의가 줄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투기적 성격이 강했던 암호화폐 업계의 거품이 걷히면서 기술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미 증명된 기업들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성향도 안전 추구형으로 기울고 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상위 두 종목인 BTC와 이더리움(ETH) 등 비교적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암호화폐 데이터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4일 BTC 도미넌스는 47%를 돌파했다. BTC가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BTC 도미넌스 차트/ 출처=트레이딩뷰
디센터에서 읽기BTC 도미넌스는 암호화폐 시장 총 거래량에서 BTC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올 들어 암호화폐 급락세가 시작되기 전까지 BTC 도미넌스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활황이 시작되면서 BTC 외에 다른 암호화폐인 알트코인의 수익률이 크게 올랐던 탓이다.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안전한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면서 BTC 도미넌스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니콜라스 파니지르조글루 JP모건 수석 투자 애널리스트는 “테라 붕괴 이후 지금까지 VC들의 투자가 끊겼다는 근거가 없다. 올 들어 현재까지 250억 달러의 벤처 투자금이 들어왔고 이 중 40억 달러가 테라 사태 이후 투자됐다”며 “암호화폐 시장은 2018년 당시와 같은 긴 겨울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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