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도 멘탈도 털렸다"… '휴짓조각' 루나 쇼크에 코인 투자자 패닉

[소박스]◆ 기사 게재 순서

① 코인 규제 도마 위로… 제도권 편입 속도낸다

② “자산도 멘탈도 털렸다”… '휴짓조각' 루나 쇼크에 코인 투자자 패닉

③ 가상자산 시장 덮친 '테라 사태'… 비트코인 ETF·관련주도 '우수수'[소박스]

“루나 사태 이후 자면서 계속 무의식적으로 큰소리로 심한 욕을 한다고 하네요. 예비신부가 저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고 무섭다고 합니다. 마음에 병 있을 때 그런다고 말해주는데 너무 미안하더군요.”

최근 테라와 루나의 폭락 사태를 계기로 개설된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 네이버 (KS:035420) 카페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한국산 가상자산(암호화폐)인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 투자자는 “1억원 대출 받은 걸로 투자했는데 너무 힘들다. 당장 대출 이자에 생활비가 부족하다. 서울역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루나로 1억원 정도 손절했다. 힘들었지만 정신차리고 현생해서 돈 벌고 있다”며 “3년 빡세게 일해서 복구할 생각이고 코인판은 다시는 쳐다보지 않을 생각”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루나 코인 폭락사태는 치밀하게 계획된 폰지 사기”

지난 5월13일 개설된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 카페에는 현재 2601명의 회원이 모여 진정서를 접수하고 있다. 남부지검 합동수사본부에 단체 고발장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루나 코인 폭락 사태에 대해 지난해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폰지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페 매니저는 “루나 코인 홀더에게 스테이킹 고이자를 주겠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해 불과 100원에 불과했던 루나 코인 가격을 1500배~2000배 이상 끌어올리고 스테이킹 유치한 홀더 몰래 대량으로 찍어내 매도하고 지난 4월30일 법인을 해산했다”며 “법인 해산은 지난해부터 계획에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인 해산 전부터 루나 코인을 투자자 몰래 매도한 흔적은 고스란히 거래소 차트 주봉에도 명확히 남아있다”며 “이들은 루나가 2022년 2월경 폭락하자 스테이킹 고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현혹해 마지막 설거지를 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최대한 끌어 모아 루나 코인 가격을 한계점 이상까지 끌어 올리고 이를 대량으로 매도해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은채 사업체를 몰래 해산하고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를 안겨주고 잠적한 사기꾼들”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루나와 테라의 폭락 사태에 휘말린 투자자들은 2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십만명의 투자자들이 있지만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테라 플랫폼을 직접 감독하거나 제재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테라 루나 피해자 모임은 직접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와 신현성씨에 대한 검찰 고소 고발에 동참할 피해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 미비” 가상자산 거래소도 책임론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루나 사태가 터지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도 문제지만 거래지원 중단 등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명 상장폐지 기준이 전혀 없이 가상자산 거래소 개별적으로 각각 조치를 취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루나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고 20일 오후 12시부터 거래지원을 중단했다. 빗썸도 같은 루나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27일 오후 3시부터 거래지원을 중단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상대로 하는 소송도 준비 중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코빗의 경우 이용약관에 투자자 보호와 관련한 규정 자체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빗썸의 경우 이용약관 제15조 제1항에서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특정 가상자산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했지만 루나 관련해 사전에 투자유의종목 지정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박보준 법무법인 기성 변호사는 “이 사건의 본질이 한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니라 결국 테라와 루나 코인과 같은 디파이서비스 코인들의 폰지 사기성과 위험성을 인식하고도 사전에 이를 제대로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중개행위를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가상자산 투자자에 대한 보호 법률이 없는 현상황에서 가상자산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재판을 통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투자 관련 위험성을 설명해야 할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투자자 스스로 법적 판단을 받아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경제적 피해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위험성 높고 부실한 코인을 상장한 후 그 내용들을 알리지 않고 중개행위를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법적 책임 여부와 그 배상책임 범위를 다투는 소송이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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